사소한 불가능들에 내기를 걸어보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를 겨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속된 말들을 지겹게 덧댄 후에는 우습지 않은 말들을 만날 것이다. 가을바람에 다 날아가고 남은 것들을 겨울에는. 그렇게 믿기로 했다. 믿는다는 말의 뜻을 옮겨서라도 믿고 싶은 마음을 믿음이라고 적는다.
나을 수 없는 징후를 견디는 나무의 형상을 생각하고 외로운 공기의 밤을 생각하고 생각하는 나의 그림자를 생각한다. 더 어렸던 나를 사랑해준 사람을 기억한다. 그런 우리의 다음을 기억한다.
지금과 죽음의 사이를 잘게 쪼개 그리고 있다. 내 것이 될 수 없는 걸 알면서도 그린다. 오직 그리는 순간에만 찾아오는 구원에 기대어 다가오는 삶을 불가능한 일방향으로 조립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