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인의 비평: 유튜브의 시대, 나약한 연대로서의 비평

2018년 3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진행된 <한 줄도 쓰지 않았어요>에 전시되었습니다. 1. 생활인의 비평: “왜 쓸까?” 돌잡이 때 나는 뭘 집었더라. 당연히 기억나지 않는다. 사진도 없다. “연필 아닌가?” 기억을 더듬던 어머니의 결론이었다. 그럴 팔자였을까. 쓰는 미래를 자주 상상했다. 장래희망은 유행 따라 과학자도 CEO도 되었지만 읽고 쓰는 장래만은 희망을 넘어 예감의 일부였다. 지금도 글을 쓰고 있으니 […]

더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꽁치가: 이채, 『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100개』

『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100개』는 치마를 좋아하는 남자아이 ‘꽁치’를 다룬 그림책이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담은 그림책”이란 소개 글이 보인다. 타당한 소개다. 치마를 좋아하는 남자아이는 분명 기대되는 성 역할을 어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충분한 소개는 아니다. 소수자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소개가 으레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설정들을 대부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세월호라는 전쟁: 사실, 해석, 감상

1. 사실 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 15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추모제가 열렸다. 18일에 열린 범국민대회에서 시민들은 서울광장에서 광화문까지 행진하려 했고 경찰은 이를 저지했다. 건조한 사실로서 기술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일 년은 짧지 않은 시간이어서 그간 쌓인 사실은 무수할 것이지만 그 중 이견 없이 받아들여지는 사실은 고작 이 정도다. 남은 것은 해석이다. 사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