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s Regina, 〈Como Nossos Pais〉를 옮겨 적는 첫 오해

브라질 음악을 오래 좋아해 왔다. 말뜻도 모른 채 홀로 연정을 품었으니 이것은 틀림없는 짝사랑. 영원히 단방향일 이 마음도 나무로 자랄 수 있을까. 어려운 꿈일수록 구체적이어야 하므로, 말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매주 한 번 포르투갈어 수업을 듣는다. 노래를 골라 함께 가사를 읽는다. 선생님은 한국어가 익숙지 않고 나는 포르투갈어가 어려우니 오역을 피하기 어렵다. 그치만 기록해 볼 생각이다. 사랑하는 노래의 속내를 어림하는 순간은 귀하고, 나는 첫 마음을 쓰는 걸 겁내지 않기로 했으니.

Elis Regina의 라이브

〈Como Nossos Pais〉는 1976년 Belchior이 썼고, 같은 해 Elis Regina가 다시 부른 곡이다. 한국이 그러했듯, 지구 반대편 브라질의 70년대도 군사 독재를 견뎠다. Elis Regina는 스타였다. 불의와 싸웠으나 때로는 졌다. 체포를 피하려 군 행사에서 노래하면 동지를 잃어야 했다. 사랑을 받고도 외진 곳에 서 있었다.

나는 이 노래를 라이브 영상, 혹은 그 영상의 썸네일로 기억한다. 노래는 외롭고 쓸쓸하고 시니컬하기를 반복하는 낯선 구조였고, Elis Regina의 마지막 표정엔 결의와 위악이 겹쳐 보였다. 힘차긴 한데 희망찬 끝은 아니어서 섬뜩하고 또 슬펐다.

가사도 그리 읽혔다. 투사는 못 되었으나 차마 순응하지도 못한 마음의 진자 운동. 활동가는 자고로 이성으로 비관하고 의지로 낙관해야 한다는데. 이성으로 낙관해도 비감과 냉소를 피하지 못해 터져 나온 속마음으로 들렸다. 투쟁가도 후일담도 불가능한 시대에 쓰인 실패의 기록. 아름다운 과거는 상처가 되고, 그래도 하는 수 없이 다음을 꿈꾸는 이야기로 들렸다.

내 심정을 멋대로 입혔으니 엄밀한 번역은 이미 글렀다. 그렇게 오해한 이야기를 옮긴다.

Elis Regina의 음반 Falso Brilhan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