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는 뜻 없는 말들. 다른 말을 지탱하려 덧댄 말들을 생각한다. 이를테면, 말하자면, 그치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하게 되는 말들.
그런 걸 지워야 좋은 글이 된다 배웠는데. 이제는 이런 낱말들의 온기를 안다. 뜻에 앞서 전하는 마음의 기호란 것도. 다만, 으로 시작하려는 뭉툭함. 어쩌면, 을 여러 번 꺼내는 조심스러움. 사실 대신 진심을 털어놓으려 실은, 하고 말하는 이의 머뭇거림.
그런 마음이 애틋해서 사랑스럽다. 같은 이유로 사랑하는 노래들을 모았다.
정원영밴드에게 〈가령〉은 이별의 후회를 담담한 척 나열하기 전의 숨 고르기.
김동률에게 〈그건 말야〉는 차마 하지 못한 말을 터뜨리려는 마중물.
João Donato에게 〈그래서, 어때?(Então, Que Tal?)〉는 재회의 순간에 내미는 손.
Roberto Carlos에게 〈봐봐(Olha)〉는 뒤늦게 건내는 구애의 전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