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9월, 대단한 두 사람이 만났다. 문화 운동 Tropicaliá의 목소리이자 팝 디바였던 Gal Costa. 브라질 팝에 소울과 훵크를 들여왔던 당대의 아이콘 Tim Maia.
대단한 둘이 평범한 노래를 불렀다. 제목부터 〈Um Dia de Domingo〉, ‘여느 일요일’이었다. 편곡은 브라질보단 미국의 발라드에 가까웠고, 구성과 멜로디는 단순했다. 그저 시절의 관행이 빚은 가요처럼 들렸다.
가사도 단순했다. 헤어진 연인을 향한 구애가 전부였다. 등장인물은 오직 너와 나. 말하다(falar), 만나다(encontrar), 돌아가다(voltar) 따위의 동사를 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단출하다 못해 앙상한 이인분의 서사.
그러나 그게 어디 나쁘기만 할까. 새롭고 뾰족해서 귀한 노래가 있다면, 뻔하고 뭉툭해서 내 것 같은 노래도 있는데. 구체가 없는 노랫말이어서 모두의 사연이 달라 붙는다. 그저 이인분이었던 것이 모두의 이인분으로. 비유 한 줄 없는 통속의 시정들은 대개 이런 이유로 사랑받아 왔다.
추상의 힘에 기대어 여러 모양의 사랑을 붙여본다. 자주 소외되는 사랑들, 인종과 계급과 장애와 젠더의 경계를 비집는 사랑들을. Gal Costa는 바이섹슈얼이자 브라질 퀴어의 심볼이기도 했다. 2013년 브라질은 동성 결혼을 법제화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 법의 지위는 위태롭다. Tim Maia가 세상을 뜬 뒤, Gal Costa는 그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남성 파트까지 직접 불렀다. 이런 사정들 아래에선 뻔한 가사에도 말뜻을 초과하는 의미가 덧붙는다.
과한 해석임을 안다. 하지만 작가의 여백은 독자의 빈 공책. 그것이 선의의 해석인 한, 어떤 상상도 미울 수 없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작가의 침묵을 최선의 사랑으로 메우는 것. 작가의 꿈을 나의 꿈으로 끌어와 흩뿌리는 것. 그러고 나면 범상한 노래의 미덕도 몇 곱절은 더 불어날 수 있겠지.
익숙한 말도 비범하게 읽는 환한 눈을 가질 수 있기를. 읽고 쓰는 일에서든 듣고 말하는 삶에서든. 그런 바람으로 가사를 옮겼다.
Eu preciso te falar
Te encontrar de qualquer jeito
Pra sentar e conversar
Depois andar de encontro ao vento
네게 말해야 해
어떻게든 널 만나야 해
같이 앉아 얘기하기 위해
바람을 거슬러 걷고 나서
Eu preciso respirar
O mesmo ar que te rodeia
E na pele quero ter
O mesmo Sol que te bronzeia
Eu preciso te tocar
E outra vez te ver sorrindo
E voltar num sonho lindo
마셔야 해
너를 감싸는 그 공기를
쬐어야 해
너를 그을리는 그 햇빛을
만져야 해
웃는 너를 다시 봐야 해
예쁜 꿈으로 돌아가야 해
Já não dá mais pra viver
Um sentimento sem sentido
Eu preciso descobrir
A emoção de estar contigo
Ver o Sol amanhecer
E ver a vida acontecer
Como um dia de domingo
더는 살 수 없어
의미를 잃은 감성
찾아야 해
너와 함께일 때의 감정
밝아오는 태양을 봐야 해
흘러가는 삶을 봐야 해
여느 일요일처럼
Faz de conta que ainda é cedo
Tudo vai ficar por conta da emoção
Faz de conta que ainda é cedo
E deixar falar a voz do coração
아직 늦지 않은 척을 해
모든 건 마음에 달려있는 걸
아직 늦지 않은 척을 해
마음의 소리를 하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