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덜어내는 글쓰기를 배워왔다. 단어와 조사와 문장부호를 빼고 또 빼서 남은 글만이 필연적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쓰려고 애썼다. 오래 애썼더니 이제는 그렇게 쓰지 않는 게 더 낯설다.
그렇지 않은 글을 더 쓰기로 다짐했다. 다르게 쓰고 싶어졌다. 사람들은 사족을 붙여서라도 잘 읽히는 친절한 글을 원하기 때문이다. 세 문장을 한 문장에 압축한 글 말고 한 문장을 세 문장으로 나눈 글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런 취향의 사람들을 설득하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일말의 쓸모를 갖고 싶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