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ola를 옮겨 적는 첫 오해: 〈Alvorada〉, 〈O Sol Nascerá〉

맑게 갠 낯빛이라 도리어 서러운 얼굴이 있다. 불가능한 미소여서 차라리 거짓말인 것들. 이를테면 마트 한복판에서 가난을 감추는 엄마의 얼굴. 통지서를 숨기고 꿈을 삼키는 자식의 얼굴. 시린 날 구호를 외치며 구겨지는 활동가의 얼굴. 혐오를 맞닥뜨리면 웃어 넘기는 법부터 배운 소수자의 얼굴. 전쟁통에도 친구를 반기는 아이들의 얼굴. 웃는 얼굴의 뒷면에 피어나는 슬픔. Cartola의 삶이 그랬다. 일찍 기타를 […]

Chico Buarque, 〈A Banda〉를 옮겨 적는 첫 오해

1966년 가을, 상 파울루의 음악 경연. 낯선 남자가 무대에 올랐다. 연주는 나긋한 보사 노바로 시작했지만 이내 행진곡으로 부풀어 올랐다. 꼭 놀이공원 속 퍼레이드 같은 노래였다. 상승하는 음들이 천장에 닿을 즈음엔 청중들도 함께 노래하고 춤을 췄다. 공연은 전파를 타고 전국으로 퍼졌고 남자의 이름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 이미 오래된 장르였던 삼바로 청춘의 얼굴이 되었다. Chico […]

〈Chega de Saudade〉를 옮겨 적는 첫 오해

시작은 1956년이었다. Antônio Carlos Jobim이 곡을 썼고 Vinicius de Moraes가 가사를 썼다. 녹음은 그보다 뒤였다. 58년 4월 Elizeth Cardoso의 목소리가 먼저였고, 같은 해 8월 João Gilberto가 뒤를 이었다. João의 노래는 달랐다. 그의 가창에는 격정이 없었다. 슬픔과 기쁨을 연기하는 대신 무심하게 속삭였다. 정교한 화성과 섬세한 연주, 느긋하지만 확실한 리듬, 아름다움을 좇는 노랫말까지. 그렇게 〈Chega de Saudade〉는 […]

Elis Regina, 〈Como Nossos Pais〉를 옮겨 적는 첫 오해

브라질 음악을 오래 좋아해 왔다. 말뜻도 모른 채 홀로 연정을 품었으니 이것은 틀림없는 짝사랑. 영원히 단방향일 이 마음도 나무로 자랄 수 있을까. 어려운 꿈일수록 구체적이어야 하므로, 말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매주 한 번 포르투갈어 수업을 듣는다. 노래를 골라 함께 가사를 읽는다. 선생님은 한국어가 익숙지 않고 나는 포르투갈어가 어려우니 오역을 피하기 어렵다. 그치만 기록해 볼 생각이다. 사랑하는 […]

뜻 없는 말들이 애틋해서

홀로는 뜻 없는 말들. 다른 말을 지탱하려 덧댄 말들을 생각한다. 이를테면, 말하자면, 그치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하게 되는 말들. 그런 걸 지워야 좋은 글이 된다 배웠는데. 이제는 이런 낱말들의 온기를 안다. 뜻에 앞서 전하는 마음의 기호란 것도. 다만, 으로 시작하려는 뭉툭함. 어쩌면, 을 여러 번 꺼내는 조심스러움. 사실 대신 진심을 털어놓으려 실은, 하고 말하는 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