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을 세다 속았지: 뉴진스와 Celso Fonseca

Celso Fonseca를 듣다 뉴진스를 떠올렸다. 정확히는 〈Erasmo, Rita e Carlos〉와 〈Attention〉. 터무니없는 비교임을 안다. 둘의 거리는 보사 노바와 댄스 팝만큼이나 멀다. 다만 이것만은 닮았다. 둘은 리듬으로 청자를 속인다. 순식간에 리듬을 예감케 하고 곧장 배반한다. 변칙의 힘을 믿는다는 점에서 둘은 한패다. 1. 뉴진스의 경우 〈Attention〉은 첫 10초로 리듬을 흔든다. (0:00~0:09) 시작은 정직한 4박자. 4번의 강세에 “에 […]

전설과 역사가 비유가 되면: 〈O Mestre-Sala Dos Mares〉

오지 않은 현실을 옛 이야기에 빗대어 그리는 노래가 있다. 1974년과 75년에 나온 두 버전의 〈O Mestre-Sala Dos Mares〉. 74년의 Elis Regina는 이 노래를 건반이 천천히 밀어 가는 격정으로, 75년의 João Bosco는 나긋나긋 경쾌한 삼바로 불렀다. 가사를 읽으니 둘 다 납득이 되는 해석이었다. 오래 품어 온 노래들이어서 우리말로 가사를 옮겼다. 우리는 비유를 사랑한다. 근사한 비유는 종종 […]

Estamos의 새해 다짐: Ivan Lins, 〈Novo Tempo / Fim de Ano〉

새해엔 새해의 문장들을 만난다. 이를테면 새로운 배움, 새로운 몸, 새로운 생업을 향한 말들. 실은 믿고 싶지 않았다. 더 나은 내가 되겠다는 다짐들이 괜히 미웠다. 며칠 전만 해도 우리는 과거를 말하고 있었는데. 사랑과 감사를 낭비하고 있었는데. 미래라니, 성장이라니. 세계는 여전히 진창인데 내 생의 쓸모부터 벼리자니. 그런 마음이 들면 도망치고 싶었다. 그래, 나만이라도 돌아가자. 때늦은 캐럴이나 들을 […]

브라질의 성탄 노래를 옮겨 적는 둘째 오해: 〈Borboleta〉

12월을 오래 좋아해 왔다. 까닭 없이 달뜨고 가라앉는 마음들이 간지러웠다. 성탄과 말일 사이, 미처 못 치운 트리와 꼬마전구 따위가 예뻤다. 무르고 게을러도 용서받는 일주일. 그런 다정함이 더 오래이길 바랐다. 그러니 브라질의 성탄 노래를 하나 더 옮긴다. 이번엔 크리스마스이브를 앞둔 나비, 〈Borboleta〉. 브라질 북동부의 민요를 91년의 Marisa Monte가 불렀다. 원주민 혹은 아프리카의 무드로 시작해 보사 노바로 […]

브라질의 성탄 노래를 옮겨 적는 첫 오해: 〈Presente de Natal〉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까. 브라질의 성탄 노래를 옮긴다. 시린 날, 춥지 않을 남반구의 12월을 길어올리는 심정으로. 2분 남짓의 크리스마스 선물, 〈Presente de Natal〉는 61년의 João Gilberto가 불렀다. 목소리와 기타, 피아노 터치 몇 번. 쏟아질 듯 늘어질 듯 아슬한 리듬까지. 단정하게 울렁이는 João의 소리 풍경 그대로여서 캐럴로도 좋았다. 선물을 바라며 눈뜬 아침의 리듬도 그런 식이니까. 가사 속 소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