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고블린

말하기를 한참 망설였다. 노래가 좋았고, 이유를 해명해보려 했지만 때를 놓쳤다. 안타까운 죽음 앞에 쉽게 말을 보태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기록하려는 마음이 앞선다. 2019년을 떠나보내고 있으니까. 가십이 아닌 작품으로 고인을 기억하고 싶으니까. 글로켄슈필로 시작하는 도입부가 근사했다. 레드벨벳이 〈Ice Cream Cake〉에서 뮤직박스로 선취했던 스산함이 같은 편곡자 Johan Gustafsson를 통해 이어진 듯했다. 그런데 레드벨벳과 달리 〈고블린 (Goblin)〉은 […]

2015 연말결산 어머 이건 꼭 들어야 해: 국내편

웨이브의 필진이 된 지 반 년이 되어간다. 장재인, FKA Twigs, 자이언티, 아이유에 관해 썼고 이승열, 파라솔, 나팔꽃, 오타키, 영기획에 관해 짧게 썼다. 웨이브의 2015 연말결산을 위해 국내·외 음반과 싱글을 꼽았다. 역사에 남길 명작보단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것들을 생각하며 골랐다. 지면에 쓰지 못한 감상을 짧게나마 더한다. 국내 음반 1. 공중도덕, 《공중도덕》, 파운데이션레코드. weiv의 연말결산에 한 문단을 썼다. [공중도덕]을 처음 들었던 밤의 설렘을 기억한다. 변변한 […]

2015 연말결산 어머 이건 꼭 들어야 해: 해외편

웨이브의 필진이 된 지 반 년이 되어간다. 장재인, FKA Twigs, 자이언티, 아이유에 관해 썼고 이승열, 파라솔, 나팔꽃, 오타키, 영기획에 관해 짧게 썼다. 웨이브의 2015 연말결산을 위해 국내·외 음반과 싱글을 꼽았다. 역사에 남길 명작보단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것들을 생각하며 골랐다. 지면에 쓰지 못한 감상을 짧게나마 더한다. 해외 음반 1. Joanna Newsom, 《Divers》, Drag City. 고풍스러운 품위는 여전하지만 괴팍함은 줄었다. 하프와 막소폰과 멜로트론 소리가 별처럼 […]

음악을 글로 옮기려면

음악을 글로 옮길 때의 원칙을 생각해본 적 있다. 음악 자체에 대해서 쓴다. 비유를 가능한 줄이고 물리적인 수준에서 소리를 논한다. 음악이 재현하는 메시지에 대해 쓴다. 음악이 만든 효과에 대해 쓴다. 작품 바깥의 세계에서 작품이 수행하는 바를 따진다. 언급한 셋의 연관을 규명한다. 내가 지킬 목록은 아니었다. 우연히 약간의 지면을 얻었을 뿐이지 스스로 평론가가 되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

플루토의 노래들: Björk, Casker, Idiotape

곳곳에 명왕성 사진이 올라왔다. 9년 전 나사가 쏘아 올린 탐사선이 가까이에서 명왕성 사진을 찍은 덕분이다. ‘새로운 한계(New Horizons)’라는 이름의 탐사선이 그렇게나 빠르다든가, 그렇게 발견한 명왕성이 예상보다 크다든가, 유일하게 미국인이 발견했던 행성인 명왕성에 다시 미국이 도착했다든가 하는 말들은 별로 와 닿지 않았다. 과학에 과문한 탓이다. 대신 사진의 고즈넉한 색감을 곱씹었다. 태양에서 먼 탓에 잔뜩 얼어있는 표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