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이후의 빛 2014년 10월 3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노래 눈뜨고 코베인의 가사는 말을 더 보태지 않을 때 뜻으로 더 충만하다. 하지만 그 충만함이 내게 글쓰기를 강요한다. 별 수 없이 조금만 쓴다. 색을 지우고 숨고 싶다는 반복적인 소망 아래 두 가지를 생각한다. 숨어야 하는 사회와 숨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튀면 안 되는 사회는 낯설지 않다. 모난 돌이 정 맞고 가만 있으면 중간은 가지만 혹여나 움직이면 […]
인상들이 움직인다. 패배한다. 2014년 7월 1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노래 토와 테이의 <Apple>을 들었다. 지난여름의 일이다. 몇 년 동안 나온 토와 테이 음반들은 만듦새만큼 듣는 게 재밌지 않았는데 이번 게 좋아서 쭉 다시 들어보니 이전 곡들도 괜찮다. 이 노래가 유독 잘 빠져선지 피쳐링이 시이나 링고라선지 알 수는 없지만, 아니 사실은 알 것도 같지만 아무튼. 이것저것 다 좋아하게 되었다. 통통대는 소리들이 더는 심심하게 들리지 않았다. 마음이 […]
미결인 채로 미움인 노래를 2014년 6월 23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노래 미운 사람이 많다. 싫은 것과는 좀 다른 기분인데, 따지자면 윤리적 판단의 함량이 더 적은 미적 판단이다. 대신 애증, 연민, 질투 따위의 건강하지 않은 마음이 섞여 있어서 덜 명료하고 더 사적이다. 이런 미운 사람들이 싫은 사람만큼이나 도처에 있으니 문제다. 예컨대 일베 유저는 싫고 깨어있는 시민들은 밉다. 콘돔 안 쓰는 게 자랑인 놈들이 싫다면 성 구매자들은 밉다. […]
에릭의 노래와 오늘 아침 광주 2014년 5월 31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노래 광주, 하고 소리 내어 읽으면 그건 그저 Gwangju, 하는 소리에 그치는 게 아니듯 내게 광주는 서울이나 대전처럼 지명 중 하나로 그칠 수 없다. 내게 광주는 어떻게든 정치적인 공간이다. 광주에 관해 처음 읽은 책이 군대에서 몰래 읽었던 『오월의 사회과학』이었고 단 한 번 갔던 광주 여행의 유일한 방문지는 망월동 묘역이었다. 망월동의 신묘역에서 잘 짜인 서사에 눈물 짓다 […]
삼각형의 세계, 혹은 새하얀 다림질의 냄새 2014년 5월 31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노래 아무것도 쓸어내지 않는 바람이 분다. 작고 낮게. 모서리가 삼각형으로 구겨진 한 장 한 장이 사뿐 떠올랐다 가라앉는다. 달라붙지 않는 단어들의 고요. 하늘과 바다 사이에, 선이 없는 하늘색의 삼차원에 갈색 연기가 발목부터 새어든다. * 음반을 산 건 그 때가 두 번째였다. 취향은 사춘기에나 얼핏 생겼으니 그보다 어릴 땐 둘이나 되는 누나들을 따라하기 바빴다. 작은 누나가 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