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의 노래와 오늘 아침 광주 2014년 5월 31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노래 광주, 하고 소리 내어 읽으면 그건 그저 Gwangju, 하는 소리에 그치는 게 아니듯 내게 광주는 서울이나 대전처럼 지명 중 하나로 그칠 수 없다. 내게 광주는 어떻게든 정치적인 공간이다. 광주에 관해 처음 읽은 책이 군대에서 몰래 읽었던 『오월의 사회과학』이었고 단 한 번 갔던 광주 여행의 유일한 방문지는 망월동 묘역이었다. 망월동의 신묘역에서 잘 짜인 서사에 눈물 짓다 […]
삼각형의 세계, 혹은 새하얀 다림질의 냄새 2014년 5월 31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노래 아무것도 쓸어내지 않는 바람이 분다. 작고 낮게. 모서리가 삼각형으로 구겨진 한 장 한 장이 사뿐 떠올랐다 가라앉는다. 달라붙지 않는 단어들의 고요. 하늘과 바다 사이에, 선이 없는 하늘색의 삼차원에 갈색 연기가 발목부터 새어든다. * 음반을 산 건 그 때가 두 번째였다. 취향은 사춘기에나 얼핏 생겼으니 그보다 어릴 땐 둘이나 되는 누나들을 따라하기 바빴다. 작은 누나가 큰 […]
Michael Jackson, Xscape 2014년 5월 17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노래 1. 두 번째 사후 음반이다. 음반이 공개되기 전에 관계자에 의해 유출되었다는 이유로 최종 음반에서 빠졌던 <Xscape>를 CD로 들을 수 있다. 좋은 음악을 시시하게 만드는 건 낮은 음질이거나 불필요한 기대다. 많은 말이 불필요하다. 2. 예의를 다해 불필요를 보태자면 시대라는 문제와 마주친다. 음반에 실린 여덟 곡의 레퍼런스는 모두 마이클 잭슨이되 저마다 다른 시대의 마이클 잭슨이다. 덕후라면 단박에 알아들을 […]
타임 머신 2013년 8월 30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노래 어젠 텐트 말고 강당에서 잠을 잤다. 오래 켜뒀을 강당의 백열등이 채 꺼지지 못하고 잔열로 느물거리고 있었다. 머리 위로 회백색 막대들이 파도처럼 뒤틀렸다. 그게 예뻐서 눈을 감지 않고 강백수의 타임머신을 들었다. 말을 밀어붙이는 노래들을 가만가만 듣다 눈을 질끈 감고 잠을 잤다. 노랫말에 나를 집어넣기 시작하면 온갖 셀프 연민들이 쏟아진다, 로 시작하는 미운 생각 몇 뭉텅이를 올리려다 […]
맴맴 2013년 8월 22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노래 장필순의 맴맴을 반복해서 들었다. 그러다 생각나서 몰린도 듣고 좀 웃긴도 좀 듣고 나는 달이랑 27도 끼워들었다. 어색한 계보의 플레이리스트를 몇 바퀴 돌고 나면 외롭지 않게 잔다. 보여주지 않고 아무렇게나 쓰고 있다. 나는과 너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을 줄이고 싶어서 자꾸 주어를 지운다. 글을 쓰는 나는 항상 선량하고 옳아서 거짓말을 하는 기분이 된다. 침낭을 덮어쓰면 혼자가 되고 그러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