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ga de Saudade〉를 옮겨 적는 첫 오해

시작은 1956년이었다. Antônio Carlos Jobim이 곡을 썼고 Vinicius de Moraes가 가사를 썼다. 녹음은 그보다 뒤였다. 58년 4월 Elizeth Cardoso의 목소리가 먼저였고, 같은 해 8월 João Gilberto가 뒤를 이었다. João의 노래는 달랐다. 그의 가창에는 격정이 없었다. 슬픔과 기쁨을 연기하는 대신 무심하게 속삭였다. 정교한 화성과 섬세한 연주, 느긋하지만 확실한 리듬, 아름다움을 좇는 노랫말까지. 그렇게 〈Chega de Saudade〉는 […]

Elis Regina, 〈Como Nossos Pais〉를 옮겨 적는 첫 오해

브라질 음악을 오래 좋아해 왔다. 말뜻도 모른 채 홀로 연정을 품었으니 이것은 틀림없는 짝사랑. 영원히 단방향일 이 마음도 나무로 자랄 수 있을까. 어려운 꿈일수록 구체적이어야 하므로, 말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매주 한 번 포르투갈어 수업을 듣는다. 노래를 골라 함께 가사를 읽는다. 선생님은 한국어가 익숙지 않고 나는 포르투갈어가 어려우니 오역을 피하기 어렵다. 그치만 기록해 볼 생각이다. 사랑하는 […]

뜻 없는 말들이 애틋해서

홀로는 뜻 없는 말들. 다른 말을 지탱하려 덧댄 말들을 생각한다. 이를테면, 말하자면, 그치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하게 되는 말들. 그런 걸 지워야 좋은 글이 된다 배웠는데. 이제는 이런 낱말들의 온기를 안다. 뜻에 앞서 전하는 마음의 기호란 것도. 다만, 으로 시작하려는 뭉툭함. 어쩌면, 을 여러 번 꺼내는 조심스러움. 사실 대신 진심을 털어놓으려 실은, 하고 말하는 이의 […]

그게 그렇게 그리웠던가

가끔 꿈에서 아빠를 만난다. 지금은 요양병원에 있는, 기억도 시간도 천천히 잊어가는 사람을. 그리 사랑했던가. 아니면 아버지란 낱말을 대단히 섬긴 적이 있었던가. 둘 다 아니었으나 꿈은 꾼다. 일하는 아내의 눈치를 보며 빈 막걸리 병을 숨기던 사람. 금요일이 되면 기숙사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감자를 한 솥씩 삶아내던 사람. 나는 그를 닮았다. 나는 낮술을 좋아한다. 그의 18번인 나훈아를 듣고 […]

레드벨벳, 〈Feel My Rhythm〉을 듣는 첫 마음

레드벨벳의 〈Feel My Rhythm〉을 들은 첫 마음을 씁니다. 노래는 22년 3월 21일 나왔고, 듣자마자 쓴 초고에 살을 붙였습니다. 더 듣고 더 알고 나면 달라질지 모르지만 처음 써보는 마음은 우선 이렇습니다. 첫인상 바흐를 샘플링하다니. 듣기도 전에 별로일 거란 불안이 앞섰다. 누구나 아는 그 멜로디를 쓸 수밖에 없을 텐데. 샘플로 쓰든 멜로디로 가져오든 뻔하고 촌스럽고 말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