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추상으로 무한히: 〈Um Dia De Domingo〉

85년 9월, 대단한 두 사람이 만났다. 문화 운동 Tropicaliá의 목소리이자 팝 디바였던 Gal Costa. 브라질 팝에 소울과 훵크를 들여왔던 당대의 아이콘 Tim Maia.  대단한 둘이 평범한 노래를 불렀다. 제목부터 〈Um Dia de Domingo〉, ‘여느 일요일’이었다. 편곡은 브라질보단 미국의 발라드에 가까웠고, 구성과 멜로디는 단순했다. 그저 시절의 관행이 빚은 가요처럼 들렸다. 가사도 단순했다. 헤어진 연인을 향한 구애가 […]

삼바는 기쁨의 아버지, 고통의 아들: 〈Desde Que o Samba é Samba〉

“그래서, 삼바가 대체 뭐야?” 이런 질문 앞에선 매번 말을 잃는다. 오래 품은 짝사랑도 소용이 없다. 이 장르의 역사, 퍼커션의 켜가 빚는 폴리리듬, 자주 쓰이는 악기나 음계 따위를 더듬거릴 뿐, 명료한 한 줄 요약에는 늘 실패해 왔다. 어쩌면 오래된 아름다움의 숙명 아닐까. 말뜻을 구하는 게 애호가의 일이라면 그로부터 도망치는 건 예술가의 일이므로. ‘예술’이나 ‘음악’처럼 거대한 단어, […]

노래는 무엇으로 무기가 되는가: 〈Tô Voltando〉

‘노래는 무엇으로 무기가 되는가.’ 음악의 사회적 효용을 찾던 때가 있었다. 내 오랜 취미의 쓸모를 믿고 싶었다. 당연히 답은 못 구했다. 노래는 그저 노래일 뿐이고, 그걸 초과하는 건 차라리 숙명에 가까우므로. 실패를 먼저 배웠다. 전위적인 형식으로 저항하다 전시장에 머문 것들. 좋은 의도였으되 질 나쁜 조롱에 그친 것들. 그래서 예외들에 눈이 갔다. 무기의 꿈 없이도 무기가 된 […]

리듬을 세다 속았지: 뉴진스와 Celso Fonseca

Celso Fonseca를 듣다 뉴진스를 떠올렸다. 정확히는 〈Erasmo, Rita e Carlos〉와 〈Attention〉. 터무니없는 비교임을 안다. 둘의 거리는 보사 노바와 댄스 팝만큼이나 멀다. 다만 이것만은 닮았다. 둘은 리듬으로 청자를 속인다. 순식간에 리듬을 예감케 하고 곧장 배반한다. 변칙의 힘을 믿는다는 점에서 둘은 한패다. 1. 뉴진스의 경우 〈Attention〉은 첫 10초로 리듬을 흔든다. (0:00~0:09) 시작은 정직한 4박자. 4번의 강세에 “에 […]

전설과 역사가 비유가 되면: 〈O Mestre-Sala Dos Mares〉

오지 않은 현실을 옛 이야기에 빗대어 그리는 노래가 있다. 1974년과 75년에 나온 두 버전의 〈O Mestre-Sala Dos Mares〉. 74년의 Elis Regina는 이 노래를 건반이 천천히 밀어 가는 격정으로, 75년의 João Bosco는 나긋나긋 경쾌한 삼바로 불렀다. 가사를 읽으니 둘 다 납득이 되는 해석이었다. 오래 품어 온 노래들이어서 우리말로 가사를 옮겼다. 우리는 비유를 사랑한다. 근사한 비유는 종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