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amos의 새해 다짐: Ivan Lins, 〈Novo Tempo / Fim de Ano〉

새해엔 새해의 문장들을 만난다. 이를테면 새로운 배움, 새로운 몸, 새로운 생업을 향한 말들. 실은 믿고 싶지 않았다. 더 나은 내가 되겠다는 다짐들이 괜히 미웠다. 며칠 전만 해도 우리는 과거를 말하고 있었는데. 사랑과 감사를 낭비하고 있었는데. 미래라니, 성장이라니. 세계는 여전히 진창인데 내 생의 쓸모부터 벼리자니. 그런 마음이 들면 도망치고 싶었다. 그래, 나만이라도 돌아가자. 때늦은 캐럴이나 들을 […]

브라질의 성탄 노래를 옮겨 적는 둘째 오해: 〈Borboleta〉

12월을 오래 좋아해 왔다. 까닭 없이 달뜨고 가라앉는 마음들이 간지러웠다. 성탄과 말일 사이, 미처 못 치운 트리와 꼬마전구 따위가 예뻤다. 무르고 게을러도 용서받는 일주일. 그런 다정함이 더 오래이길 바랐다. 그러니 브라질의 성탄 노래를 하나 더 옮긴다. 이번엔 크리스마스이브를 앞둔 나비, 〈Borboleta〉. 브라질 북동부의 민요를 91년의 Marisa Monte가 불렀다. 원주민 혹은 아프리카의 무드로 시작해 보사 노바로 […]

브라질의 성탄 노래를 옮겨 적는 첫 오해: 〈Presente de Natal〉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까. 브라질의 성탄 노래를 옮긴다. 시린 날, 춥지 않을 남반구의 12월을 길어올리는 심정으로. 2분 남짓의 크리스마스 선물, 〈Presente de Natal〉는 61년의 João Gilberto가 불렀다. 목소리와 기타, 피아노 터치 몇 번. 쏟아질 듯 늘어질 듯 아슬한 리듬까지. 단정하게 울렁이는 João의 소리 풍경 그대로여서 캐럴로도 좋았다. 선물을 바라며 눈뜬 아침의 리듬도 그런 식이니까. 가사 속 소년도 […]

Cartola를 옮겨 적는 첫 오해: 〈Alvorada〉, 〈O Sol Nascerá〉

맑게 갠 낯빛이라 도리어 서러운 얼굴이 있다. 불가능한 미소여서 차라리 거짓말인 것들. 이를테면 마트 한복판에서 가난을 감추는 엄마의 얼굴. 통지서를 숨기고 꿈을 삼키는 자식의 얼굴. 시린 날 구호를 외치며 구겨지는 활동가의 얼굴. 혐오를 맞닥뜨리면 웃어 넘기는 법부터 배운 소수자의 얼굴. 전쟁통에도 친구를 반기는 아이들의 얼굴. 웃는 얼굴의 뒷면에 피어나는 슬픔. Cartola의 삶이 그랬다. 일찍 기타를 […]

Chico Buarque, 〈A Banda〉를 옮겨 적는 첫 오해

1966년 가을, 상 파울루의 음악 경연. 낯선 남자가 무대에 올랐다. 연주는 나긋한 보사 노바로 시작했지만 이내 행진곡으로 부풀어 올랐다. 꼭 놀이공원 속 퍼레이드 같은 노래였다. 상승하는 음들이 천장에 닿을 즈음엔 청중들도 함께 노래하고 춤을 췄다. 공연은 전파를 타고 전국으로 퍼졌고 남자의 이름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 이미 오래된 장르였던 삼바로 청춘의 얼굴이 되었다. Chic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