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형의 세계, 혹은 새하얀 다림질의 냄새

아무것도 쓸어내지 않는 바람이 분다. 작고 낮게. 모서리가 삼각형으로 구겨진 한 장 한 장이 사뿐 떠올랐다 가라앉는다. 달라붙지 않는 단어들의 고요. 하늘과 바다 사이에, 선이 없는 하늘색의 삼차원에 갈색 연기가 발목부터 새어든다. 음반을 산 건 그 때가 두 번째였다. 취향은 사춘기에나 얼핏 생겼으니 그보다 어릴 땐 둘이나 되는 누나들을 따라하기 바빴다. 작은 누나가 큰 누나를 […]

Michael Jackson, Xscape

1. 두 번째 사후 음반이다. 음반이 공개되기 전에 관계자에 의해 유출되었다는 이유로 최종 음반에서 빠졌던 <Xscape>를 CD로 들을 수 있다. 좋은 음악을 시시하게 만드는 건 낮은 음질이거나 불필요한 기대다. 많은 말이 불필요하다. 2. 예의를 다해 불필요를 보태자면 시대라는 문제와 마주친다. 음반에 실린 여덟 곡의 레퍼런스는 모두 마이클 잭슨이되 저마다 다른 시대의 마이클 잭슨이다. 덕후라면 단박에 알아들을 […]

공공연한 비밀과 맞은편의 약속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 적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날이 있다. 온갖 냄새가 섞여드는 열차에서 비속어가 아닌 모든 무력한 윤리들을 생각한다. 한 시기가 닫히는 소리를 듣는다. 정말 이래도 좋은 것일까. 세계는 이대로 아름답다는 공공연한 비밀과 불행하여 믿기지 않는 맞은편의 약속 중에서 나는 대체로 비슷한 걸 골라왔다. 그러므로 새해에도. 침묵으로는 가능하지 않을 축복과 무사한 밤을 너에게. 나의 […]

외롭지 않은 사각형

같은 밤이 찾아와 색이 걷혔다. 검은 사막. 아름다운 글을 쓰는 사람들의 생을 잠깐 떠올렸다. 듣거나 쓰지 않을 수 있는 삶은 아마 행복할 거라고 했었다. 서정 따위를 길어올려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흘려보내지 않아도 좋은 일주일을 갖고 싶었다. 초록으로 흔들리는 것들을 지우고 단단한 고동색을 지워 가시로 피어나는 모양을 가늠했다.  얕게 잔다. 멀어지는 꿈속에서 조립한 것들이 조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