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모자란다. 그런데 그대는 도대체 왜 쓰는가? 2015년 2월 10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일기 1. 시간이 모자란다. 주말은 추웠다. 난방 돌리는 것도 잊고 드라마만 보다가 감기에 걸렸다. 소문대로 《펀치》는 재밌었다. 빠른 판단으로 전선을 바꿔 그리면서 싸우는 인물들을 보면 기분 좋은 울렁거림을 느꼈다. 가난한 가족과 당위 사이에서 갈등할 때 나는 기껏 에버노트 앱을 켜는데 드라마에선 일생을 건 도박을 벌였다. 한 편이 끝나면 불 꺼진 자취방은 환기가 덜 된 공기처럼 한심해졌다. […]
학기의 결론들 2014년 12월 31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세계 한 학기 동안 여러 글을 썼다. 학부생 나부랭이가 마감에 쫓겨 종이와 데이터 패킷과 기타 등등을 낭비해 출력한 활자 뭉치를 글이라고 불러도 좋다면 그렇다. 이런 것들이 남았다. 늙지 않을 빛을 곁에 두기: 대학과 실천과 꿈에 대한 단상 학문적 솔직함과 공공성의 곤경 나는 무엇을 할까: 고백과 오해와 불만 이후 이론의 쓸모 니체 철학의 위치와 효과: 경계 위에서 […]
아이를 갖는다는 것 2014년 12월 27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노래 1. 태어난 지 백일이 좀 덜 된 조카를 보러 두어 번 진해의 큰누나 집을 들렀다. 아기가 잠든 밤에 자형과 술을 마신 날이 있었다. 자형은 술을 잘 못 마시는 탓에 얼굴을 금방 붉히면서도 그럴듯한 안주를 내려고 애썼다. 그래 이제 처남은 무얼 할 생각인가, 따위의 먹고살 계획을 물어왔다. 갓 복학해 아직은 잘 모르겠단 핑계로 물음을 되돌려주었다. 자형은 […]
좋아하고 마는 노래들: 윤종신 2014년 10월 15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노래 오래 미뤄온 글을 이제야 쓴다. 하필 윤종신의 새 노래 제목이 내 필명과 같다는 사소한 이유와 하필 그게 아주 근사하다는 각별한 이유로. 오래 들어온 노래들, 좋은 노래라는 판단에 앞서 도리 없이 좋아하고 마는 노래들을 두고 쓴 글이다. 그러니 비평이 아니라 내 이야기일 수밖에. 내 삶의 궤적에 얹혀있어 차마 버릴 수 없는 노래들, 그 노래들과 떨어질 수 […]
색 이후의 빛 2014년 10월 3일2020년 8월 4일 게시됨:노래 눈뜨고 코베인의 가사는 말을 더 보태지 않을 때 뜻으로 더 충만하다. 하지만 그 충만함이 내게 글쓰기를 강요한다. 별 수 없이 조금만 쓴다. 색을 지우고 숨고 싶다는 반복적인 소망 아래 두 가지를 생각한다. 숨어야 하는 사회와 숨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튀면 안 되는 사회는 낯설지 않다. 모난 돌이 정 맞고 가만 있으면 중간은 가지만 혹여나 움직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