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꽁치가: 이채, 『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100개』

『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100개』는 치마를 좋아하는 남자아이 ‘꽁치’를 다룬 그림책이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담은 그림책”이란 소개 글이 보인다. 타당한 소개다. 치마를 좋아하는 남자아이는 분명 기대되는 성 역할을 어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충분한 소개는 아니다. 소수자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소개가 으레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설정들을 대부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리퀴드 레이디의 살랑이는 사랑 노래: 장재인, 《LIQUID》

2010년 슈퍼스타K 2에서 3위를 차지하며 데뷔했다. 11년엔 첫 미니 음반을 냈고 12년엔 소속사를 옮겨 미니 음반을 하나 더 냈다. 13년 말에 미스틱 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겼고 병으로 활동을 쉬다 15년에 《LIQUID》를 냈다. 간간이 참여한 OST를 빼고 나면, 연도를 매겨가며 쓸 수 있는 장재인의 역사는 이 정도다. 이런 역사를 모른 채로 《LIQUID》를 들었지만, 곧 이 음반을 좋아하게 […]

다르게 쓰고 싶어졌다.

가능한 덜어내는 글쓰기를 배워왔다. 단어와 조사와 문장부호를 빼고 또 빼서 남은 글만이 필연적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쓰려고 애썼다. 오래 애썼더니 이제는 그렇게 쓰지 않는 게 더 낯설다. 그렇지 않은 글을 더 쓰기로 다짐했다. 다르게 쓰고 싶어졌다. 사람들은 사족을 붙여서라도 잘 읽히는 친절한 글을 원하기 때문이다. 세 문장을 한 문장에 압축한 글 말고 한 문장을 세 문장으로 […]

세월호라는 전쟁: 사실, 해석, 감상

1. 사실 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 15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추모제가 열렸다. 18일에 열린 범국민대회에서 시민들은 서울광장에서 광화문까지 행진하려 했고 경찰은 이를 저지했다. 건조한 사실로서 기술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일 년은 짧지 않은 시간이어서 그간 쌓인 사실은 무수할 것이지만 그 중 이견 없이 받아들여지는 사실은 고작 이 정도다. 남은 것은 해석이다. 사실을 […]